조형과
물성 사이

WOAK이 그리는 집의 얼굴

리빙은 이제 단순히 ‘사는 곳’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탈리아의 가구 브랜드 WOAK은 그 ‘방식’을 형태와 소재의 균형으로 이야기한다. 목재의 질감과 장인의 손길, 그리고 디자이너의 시선이 만나면서, 하나의 가구는 공간을 넘어 ‘삶의 언어’로 확장된다. 이번 시즌 WOAK은 여섯 명의 디자이너와 협업을 통해 목재라는 재료의 가능성과 감성의 깊이를 탐구했다. 그들이 제안하는 새로운 리빙 오브제들은 기능을 넘어 감각으로, 구조를 넘어 감정으로 다가 온다. 형태와 감각, 구조와 질감이 절묘하게 맞물리는 그 순간 — WOAK의 리빙은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긴다.

Lepida Collection

Constance Guisset

프랑스 디자이너 콘스탕스 귀세(Constance Guisset)가 디자인한 Lepida 컬렉션은 우아한 곡선미와 유기적인 형태로 완성된 작품이다. 두 개의 등받이가 서로 마주보듯 가까워지며 만들어내는 실루엣은 마치 견갑골이 교차하는 듯한 인체적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그 사이를 잇는 섬세한 절개선은 고급 재단복의 솔기를 연상시키며, 조형미 속에서도 WOAK 특유의 따뜻한 목재 감성을 유지한다. 이 의자는 기능적 가구를 넘어 공간의 조형적 오브제로 존재한다.

Cairn Table

Matteo Zorzenoni

Cairn 테이블은 불안정한 균형 속에서 완성되는 조화의 미학을 담고 있다. 디자이너 마테오 조르제노니(Matteo Zorzenoni)는 ‘Zen 세계의 케언 스톤(Cairn Stones)’에서 영감을 얻어 두 개
의 유기적인 다리와 묵직한 상판으로 새로운 균형을 만들었다. 모든 면은 물에 닳은 조약돌처럼 부드럽고 매끄럽다. 단단함 속에서도 부드러움을, 무게감 속에서도 유연함을 표현하는 WOAK
의 철학이 깃든 작품이다.

Blok Bookshelf

Andrea Steidl

안드레아 스타이들(Andrea Steidl)이 디자인한 Blok 북셀프는 단순한 가구를 넘어 ‘목재로 만든 건축물’과 같다. 브루탈리즘의 구조적 단순함에서 출발한 이 디자인은 수평과 수직의 선이 만들어내는 리듬과 비례의 미학을 보여준다. 원형 기둥이 반복적으로 배치되며 공간의 긴장을 유지하고, 모듈형 구조로 제작되어 다양한 높이와 용도로 확장할 수 있다. 정제된 선, 단순한 형태, 그리고 WOAK 특유의 질감. 그 안에 는 목재의 물성과 건축적 사고가 공존한다.

Nervosa & Snoop

Francesco Faccin / Zaven

전통적인 티롤식 의자의 구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Nervosa 체어는 디자이너 프란체스코 파친(Francesco Faccin)의 기술적 정밀함과 목재 감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좌판이 전체 구조의 핵심을 이루며, CNC 정밀 가공으로 완성된 곡선이 인상적이다. 또 다른 작품 Snoop 컬렉션(Zaven 디자인)은 하나의 ‘빔(beam)’이 전체를 지탱하는 단순한 구조로 테이블 · 벤치 · 스툴을 통합한다. 공공 공간에서도, 주거 공간에서도 조용히 스며드는 미니멀리즘의 미학. WOAK의 기술력과 감성의 조화가 가장 잘 드러나는 시리즈다.

Bled Collection

Zoran Jedrejčić

조란 예드레지치(Zoran Jedrejčić)의 Bled 체어와 스툴은 WOAK이 지닌 다문화적 정체성과 균형미를 상징한다. 라운드 처리된 모서리, 가벼운 라인, 그리고 월넛과 오크의 따뜻한 질감이 만나 안정감 있는 실루엣을 완성한다. 천 혹은 가죽으로 마감된 시트는 단정하면서도 부드러운 착석감을 제공하며, 다양한 공간에 유연하게 녹아든다. 단순하지만 감정이 있는 디자인, 그것이 WOAK이 추구하는 리빙의 언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