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 European Fun and Hip at
PLAYA DEL CARMEN

언제나 펀하고, 펑키하고, 힙한 칸쿤 플라야 델 카르멘
멕시코 카리브해의 다이빙 천국인 코즈멜 섬을 
연결하는 배들이 들고 나는 항구를 품은 플라야 델 카르멘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유러피안으로 북적인다. 
태양에 그을리고 바닷물에 코팅된 
시꺼먼 피부로 집채만 한배낭을 메고 다니는 
여행자들이 점령한 도시는 
언제나 펀하고, 펑키하고, 프리하고, 힙하다.

글과 사진 박지민 객원기자
취재협조 드림아일랜드 02-566-3612, dreamisland.co.kr



칸쿤을 생각하면서 ‘배낭여행’을 떠올리는 사람은 아마 단 한 명도 없을 거다. 신혼여행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칸쿤 같은 곳까지 여행을 떠나느냐고 반문하며 말이다. 하지만, 이번에 직접 칸쿤과 유카탄반도의 도시들을 여행해본 결론은 “나는 다음번에 칸쿤으로 허니문 대신 배낭여행을 오겠소”다. 칸쿤의 버스 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면 한시간도 되지 않아 도착하는, 최근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신흥도시 플라야 델 카르멘Playa del Carmen을 보고 나면 당신도 격하게 공감하게 될 것이다. 칸쿤에서 거리상으로는 그리 멀지 않지만, 멋진 카리브해를 끼고 있다는 공통분모 말고는 완전히 손바닥을 뒤집어놓은 색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깜짝 놀랄만한 행색이니. 만약 다음번에 개인적으로 다시 칸쿤으로 여행을 떠나온다면 플라야 델 카르멘을 베이스로 삼고 칸쿤으로 데이 투어를 다녀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몇 년 째 창고 안에 처박혀 있는 나의 거대한 배낭을 꺼내고 싶어진게 다름 아닌, 칸쿤에 와서라니. 이럴 줄 누가 예상했겠는가. 그 예상 밖의 바람은 칸쿤의 이웃 도시 플라야 델 카르멘을 걸으면 걸을수록, 묘한 매력에 빠져들수록 점점 더 간절해졌다.


예상치 못한 매력 덩어리
우선 플라야 델 카르멘은 번쩍거리는 칸쿤의 호텔 존 럭셔리 리조트와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놓은 고급 쇼핑몰과 철저하게 비교된다. 
자동차가 전혀 다니지 않는 골목마다 작은 부티크와 기념품을 파는 노점들이 즐비하다. 데이 투어를 예약할 수 있는 작은 여행사들의 호객행위와 거리에 앉아 머리를 땋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얼핏 방콕의 카오산 로드의 이미지가 오버랩되기도. 뼛속까지 여행자인 사람으로 채워지니 거리는 언제나 자유분방하고 활기찬 분위기일 수밖에 없다. 칸쿤의 여행자들이 화이트닝에 사뭇 신경 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잘 차려입은 모양새라면 플라야 델 카르멘의 여행자 행색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온몸이 태양에 그을리고, 바닷물에 시꺼멓게 코팅된 피부로 허름한 반바지에 민소매티를 입고 슬리퍼를 질질 끌고 다니는 히피스러운 이들이 시야에 걸려드는 인구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게다가 집채만 한 거대 배낭을 짊어멘 젊은이가 수두룩하게 거리를 오고간다. 중절모를 쓴 노인이 그늘아래 앉아 즉석에서 말아 파는 시가의 짙은 냄새가 코끝을 간질이기도 하고. 이게 모두다 플라야 델 카르멘에 ‘배낭여행의 성지’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싶은 이유들이다.
다이빙의 천국인 코즈멜 섬Isla Cozmel을 연결하는 배들이 들고나는 항구를 품은 플라야 델 카르멘은 거리 곳곳에서 말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멕시칸 스타일의 시크한 유럽이 느껴진다.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유러피언의 목적은 코즈멜 섬에서의 다이빙. Santa Rosa Wall, Punta Sur Reef, Colombia Shallows, Palancar Gardens 등이 전 세계 사람들을 코즈멜로 끌어당기는 훌륭한 다이빙 포인트다. 더불어 코즈멜은 스쿠버 다이빙뿐 아니라 스노클링, 세일링, 윈드서핑, 스카이다이빙 등을 즐길 수 있는 익스트림 스포츠의 천국이다. 아침 7시부터 저녁 9시까지 플라야 델 카르멘과 코즈멜 사이를 오가는 페리가 있어서 부두 근처는 늘 북적댄다. 그렇지만, 결코 코즈멜 섬이 최종 목적지가 아니더라도 칸쿤과 툴룸의 중간쯤에 있는 플라야 델 카르멘은 잠시 들려가기 좋다.
베스트 스케줄은 이거다. 칸쿤에서 아침 일찍 출발해 오전 시간을 툴룸에서 보내고, 오후에 이곳으로 와서 실컷 쇼핑을 즐기다가 맛있는 저녁식사를 한 후 유러피언 스타일의 나이트 라이프로 마무리하기. 단, 바다를 뺀 플라야 델 카르멘만을 상상하지 말자. 칸쿤과 다르게 대형 호텔들이 모래사장을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놓지 않았으니 부두에서 시작해 모래사장을 계속 따라 걸으면 모든 해변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플라야 델 카르멘의 하이라이트, 5번가 탐방
여기저기 가게를 기웃거리고, 노천 펍에 앉아 맥주나 데킬라를 마시면서 길가를 지나다니는 사람 구경하는 것이, 이런 방식으로 어슬렁거리는 것이 플라야 델 카르멘을 제대로 둘러보는 법이다. 이런 방식의 플라야 델 카르멘 놀이는 해안선을 따라 평행하게 늘어선 Quinta Avenida가 중심축이다. 영어로 하면 우아하게도 5th Avenue. 
이 거리는 보행자 전용도로라서 차가 다니지 않는다. 길 양쪽으로 기념품 숍과 부티크, 레스토랑, 바, 카페, 여행사, 호스텔, 은행 등 여행자를 위한 모든 것이 완벽하게 세팅되어 줄줄이 사탕처럼 끝없이 이어진다. 숍이든 사람이든, 펀하고, 시크하고, 프리하고, 히피스럽고 펑키한 것들이 완전하게 뒤섞여 있어서 묘하고 색다르다.
바다에서 낮을 보낸 이들은 해가 지기 시작하면 모두 여기 5번가 위로 쏟아져 나온다. 유러피언이 많으니 멕시칸 푸드 이외에도 이탈리아, 프랑스, 아르헨티나, 스페인 등 다양한 국적의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이 많다. 식사시간이 지나면 야외 펍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왁자지껄해진다. 모두들 낮을 보낸 바다의 감흥을 곱씹으며 건배와 함께 취흥에 들썩거린다. 비록 나는 툴룸에 갔다가 잠시 인연을 맺은 플라야 델 카르멘이지만, 너무나 욕심나는 도시였다. 한 번쯤은 카리브해를 전망으로 하는 호텔에 방을 잡고, 보름 정도 여기에 머무르며 코즈멜 섬에서 다이빙도 하고, 플라야 델 카르멘만의 특유한 분위기를 천천히 흡수해보고 싶더라.
잠시였지만, 유러피언이 이곳에 오래 머무르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언제나 펀하고 힙해서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은 재미를 맛보게 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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